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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hon Art Factory 소촌아트팩토리

현재 전시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큐브 미술관 김유민 작가[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 기간2022.08.09 ~ 2022.08.21
  • 장소큐브 미술관
  • 관람료무료
  • 주최/주관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
  • 작품소개
    •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허술함의 건너편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허술함의 건너편
    •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허술함의 건너편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허술함의 건너편
    •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허술함의 건너편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 허술함의 건너편
  • 작가소개
    김유민

    2021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석사 졸업
    2018년 서울 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학사 졸업

  • 주요경력
    단체전

    2016 단체전, 문화공간 이목, 서울

    개인전

    2021 <고양이를 사랑한 개같은 여인> 개인전, 가삼로지을, 서울
    2017 개인전, 빨간벽돌 갤러리, 서울

  • 작가노트

    나는 ‘허술함’이라는 단어와 자신을 동일시하던 굴레에서 벗어나 ‘허술함의 건너편’을 향해 자유롭게 굴러가고 싶었다. 스스로와 작업물에 투사하던 허술함이라는 특징을 잠시 밀어두고 허술함의 바깥을 상상하다 보면 더 넓고 큰 시야에서 허술함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허술함의 건너편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나에게서 멀어지는 반대편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너편으로 나아감은 다시 내가 있는 자리로 돌아올 힘/방향(vector)을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허술함의 건너편을 상상하는 일은 ‘가장 완벽한 허술함’을 완성하는 필요ㆍ충분 조건이 된다. 다음은 ‘가장 완벽한 허술함’에 닿기 위해 떠올린 3가지 ‘허술함의 건너편’에 대한 단상이다.

    1. 허술함의 건너편을 상상하다 보니 13년 전 내가 힘들 때 마음속에 품고 있던 파이(플랑, flan)가 떠올랐다.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물질로 이루어진 파이의 노란 단면은 빽빽하게 차올라 그 어떤 빈틈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함’으로 다가왔다. 내게, 달콤하게 가만히 존재하는 파이는 그 자체로 온전하고 충만한 상태를 상징하는 대상이었다. 시간이 흘러 내 마음 한구석에서 발효되고 숙성된 파이는 ‘번뇌 없는 무생물의 상태’를 갈망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하는 파이’가 되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파이를 꿈꾸는 일은 그렇지 못한 현실을 살려낸다.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향하는 힘은 어떤 알 수 없는 ‘공간ㆍ틈’을 마주하게 한다.

    2. ‘틈’에 대한 관심은 바다 이미지로 이어진다. 올 초에 사이판 여행을 갔을 때 높은 절벽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본 추억이 있다. 눈을 찌를 듯한 푸르름이 망막에 달라붙어 고통스러울 정도로 시리게 아름다운 바다와 나는 ‘하나’가 되었다.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경험은 상반된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초현실적인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이 만들어 내는 미묘한 움직임처럼 바다는 잔잔한 파동을 품고 있다. 푸른 바다가 다음 물결에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기에 한순간도 비어있지 않을 수 있듯이, 비어있는 공간은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가득 차 있다.

    3. 이러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싶은 욕망은 캐러멜 작업으로 구현된다. 낱개의 캐러멜 조각들이 서로의 몸을 의지한 채 녹았다가 굳어가는 과정에서 얇은 ‘틈’이 생겨난다. 이 틈 사이로 너와 내가 뒤섞여 ‘하나’의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나는 찐득찐득하게 얽혀있는 공간을 담은 상자를 간직하고 싶었다. 궁극적으로 충만하고 온전한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허술함의 건너편을 상상하는 일은 ‘비어있는 틈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허술함을 향해 되돌아온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를 허술하다고 규정짓거나 느끼게 했던 관념들의 실체를 직시하고 분석하여, ‘나만의 허술함’을 재정의하고자 한다. 가볍고 즐거운 상상의 조각들이 우리가 알던 기존의 허술함이라는 고정된 틀에 균열, 틈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완벽한 허술함’이라는 상징을 감각ㆍ지각할 수 있는 물질로 구현해보려 한다. 느슨하게 벌어진 완벽한 허술함을 상상하고 물질화하는 ‘나’의 시도가 ‘너’에게도 경직된 현실을 조금 더 입체적이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열린 공간, 작은 틈으로 체험되길 기대한다.